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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자연스러운 진화란 없어요. 수만 년이라는 시간이 모든 걸 매끄럽게 보이게 하지만, 사실 모든 진화는 돌연변이의 발생이고 돌연변이는 언제나 집단에서 배척되고 사냥당했죠. 진화란, 그러니까 특별하다는 것은, 다 그런 겁니다.'
(...)
'진화는 어쩌면 도태일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혐오로 인해 멸종하게 되니까.'
'아뇨. 그러다 어느 순간 돌연변이가 전체를 이기는 순간이 옵니다. 그렇게 비약적인 진화 단계를 밟게 되죠. 늘 급하게, 늘 갑작스럽게, 늘 고통스럽게....'
어느 쪽이든 은미는 상담사가 다수의 편에 있길 바랐다.
'그러니 죄책감에서 그만 벗어나요. 두려움은 본능이에요. 노윤이(주: 은미의 자폐아 딸)의 진화와 상관없이, 우리는, 당신은 보편적인 인류니까. 노윤이를 두고 떠났던 그날의 당신을 그만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그때의 당신은 결국 다시 노윤이에게 돌아갔잖아요. 없었던 일로 하자는 게 아니에요. 바꿀 수 없는 사실이라면 숨 쉴 수 있는 구멍이라도 뚫어줘야 한다는 거예요. 내버려두면 곪고, 터지고, 염증을 일으키니까.'
205:14
'인간이 우주보다 넓어요.'
(...)
'우주를 정의 내린 건 인간이잖아요. 저 밖에 있는 공간을 우주라고 부르자고. 저기에 우주가 있다고. 더 큰 것에 작은 것이 담기는 게 진리니까. 우주는 제 안에 인간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팽창하지만, 인간은 우주를 알고, 우주를 명명하고, 우주를 헤아리려 하잖아요. 사람들은 우주에 우리가 속해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대예요. 우주가 우리 뇌에 담긴 거예요. 더 큰 쪽이 늘 작은 걸 이해해요. 더 큰 게 언제나 더 고요하고, 잠잠하고, 잘 견뎌요. 노윤이요, 엄마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참고, 견디고 있어요. 세상이 노윤이를 이해하는 속도보다 노윤이가 세상을 훨씬 빨리 이해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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