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권 ] 232:19"교단이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이에게 이리 무도하게 나올 만큼 자신을 굳건히 정의라 믿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나는 배신하고자 한다. 자신이 정의라 믿어 의심치 않는 곳에 정의는 남지 않는다. 타락한 것은 내가 아니라 교단이다. 교단이 타락했기에 나는 거기 머물지 않고자 한다." 239:11"괜찮아. 이렇게 매일 십 년쯤 하다 보면 나만큼 할 수 있을 거야.""십 년이나...... 기다려도...... 돼요?"수호가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소리로 물었다."그럼 안 되지만,"진은 흠, 하고 고개를 까닥했다."오늘 훈련하지 않으면 어쨌든 십 년이 지나든 백 년이 지나는 그날은 오지 않으니까." 255:8"그러니까, 내 카마도 자기 무기를 물이라고 '믿기 때문에' 모양을 바꿀 수 있단 ..

148:15물론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나이가 제일 많지만 남은 삶에서는 가장 젊다. 난 평생 내 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울퉁불퉁한 다리 정맥이 제거된 지금도 여전히 내 몸이 부끄럽다. (중략) 정말 어리석지 않은가? 우리가 우리 몸을 평가하는 방식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들은 우리의 외모에 점점 더 무관심해지는데도 우린 그 자의식을 여전히 꽉 붙잡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를 계속 살아 있게 해준 그 몸을 저주한다. 자기 날개를 보며 화내는 참새가 있을까? 설사 날개의 깃털이 마르고 쪼그라들었다고 해도. 378:8"이 세상에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오직 다른 상태와의 비교를 통해 행복이나 불행을 느낄 뿐입니다. 극심한 슬픔을 겪었던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

370:15소련 정권은 역사상 가장 막강한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소련은 시민들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했다. 또한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스탈린의 오류 없는 이론들을 통해 인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실 소련의 정보 네트워크는 인간 본성의 많은 측면을 무시했으며, 소련의 정책이 자국민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인했다. 그 네트워크는 지혜를 생산하는 대신 질서를 생산했고, 인간에 관한 보편적 진실을 드러내는 대신 사실상 호모 소비에티쿠스라는 새로운 인간형을 창조했다. 체제에 반대한 소련 철학자이자 풍자 작가였던 알렉산드르 지노비예프의 정의에 따르면, 호모 소비에티쿠스는 자기 주도성이나 독립적인 사고 능력이 없어서 아무리 터무니없는 명령이어도..

15:8누군가는 다른 사람이 겪은 흥미로운 사건을 질투한다. 하지만 이 경우 오히려 자신이 경험한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재미있게 묘사할 줄 아는 타인의 이해력을 탐내야 한다. 재치 있는 사람은 똑같은 사건이라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지만, 평범한 두뇌를 소유한 자는 고리타분한 일상의 한 단면으로만 생각한다. 괴테와 바이런이 지은 여러 편의 시가 바로 현실에 있을 법한 사건을 주제로 쓰인 사실만 봐도 그렇다. 우매한 독자는 시인이 겪은 매력적인 순간이 부러울 뿐, 완전히 평범한 사건을 위대하고 아름다운 순간으로 그려낸 시인의 대단한 상상력은 부러워하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침울한 자는 어떤 사건을 두고 슬픈 장면으로 기억하고 쾌활한 자는 흥미로운 논쟁거리로 생각하며, 무기력한 자는 그저 무의미하게 스..

[ "우리는 인생의 일부만을 진정으로 살고 있다" ] 20:8 "우리는 인생의 일부만을 진정으로 살고 있다" 나머지는 삶이 아니라 단지 흐르는 시간일 뿐입니다. [ 인생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착각 ] 28:4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만나봤을 겁니다. "나는 오십 세부터는 은퇴하고 삶을 즐길 것이며, 육십 세부터는 모든 공무에서 손을 떼겠소." 하지만 그때까지 인생이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있습니까? 인생이 계획한 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습니까? 자신을 위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다 쓰고 남은 자투리뿐이라면 아깝지 않겠습니까? 또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낭비하는 시간을 삶에서 굳이 마련해 두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인생이 끝나갈 무렵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겠습니까? 그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