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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간클랜의 공식 기록원을 자처하게 된 이유 역시 순간을 저장하기 위해서다. 기록한다는 건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다. 아주 먼 훗날 누군가가 이 기록을 보았으면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현재를 세분해서 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기록하면, 오늘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고,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사용할 수 있다. 기록하면, 존재하고 있는 시간 외에 추가 시간을 더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록하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고 작게 들렸던 소리를 큰 데시벨로 저장할 수 있다. 초인간클랜의 작은 한숨 소리를 굉음으로 저장하는 일, 그게 내가 맡은 임무다. 나의 초능력은 어쩌면 기록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나의 초능력을 성실하게 완성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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